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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석장면연구회

민주당 정권의 경제정책과 장면 1 - 서론 (김기승)

 
1. 서론


  민주당 정권은 1960년 8월 19일 장면 총리가 국회로부터 인준을 받은 때부터 1961년 5월 16일 군사쿠데타까지 9개월 정도 지속되었다. 이에 비해 민주당 정권을 무너뜨리고 등장한 군사정권은 30여년 이상 지속되었다. 군사정권은 정당성 확보를 위해서 민주당 정권을 부정적인 모습으로 각인시켰다. 이런 까닭에 민주당 정권은 파벌투쟁으로 시종한 부패 무능한 정권이라는 이미지가 고착되었다.

  
 민주당 정권에 대한 일반적 인식은 경제정책 분야에 대한 부분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예를 들면 장면 정권이 ‘경제제일주의’를 표방했고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수립했다는 사실 자체는 인정했다. 그러나 장면 정권은 실천의지도 없었고, 지도력도 없는 정부였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경제개발은 군사정권에 의해 처음으로 시작되었다는 식이었다. 이러한 인식은 이승만 정권과 장면 정권기에 경제정책의 수립에 참여했던 인사에게서조차도 확인된다.[각주:1]
    지금까지 학계에서도 장면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거의 주목하지 않았다. 민주당 정권의 경제정책에 대한 최초의 학술적 연구는 1998년 유광호에 의해 이루어졌다. 그는 장면정권기에 구상되거나 실시되었던 경제정책 자료를 새롭게 발굴하여 그 내용을 자세하게 검토하였다. 그리하여 장면정권기의 경제정책은 이승만 정권의 경제정책의 문제점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 것이었으며, 그것은 군사정권 경제정책 수립의 토대가 되었다고 그 의의를 높게 평가하였다.[각주:2] 그러나 유광호의 연구는 개개 정책의 내용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 따라서 그 경제정책이 구상 또는 수립되는 배경, 개개의 경제정책을 관통하는 장면 정권 경제정책의 기본적 구조와 정서를 해명하는 데는 미흡했다. 또 1999년 장면 탄신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관련 인사들의 회고가 속속 발표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사실들이  알려지게 됨에 따라 장면 정권기에 추진된 여러 정책에 대한 재평가의 필요성이 제고되고 있다. 본고는 유광호의 연구, 관련자의 증언과 회고, 그리고 기타의 자료를 참고로 하여 민주당 정권의 경제정책의 특성과 의의를 살펴 보고자 한다. 개개 정책의 구체적 내용은 선행 연구에서 어느 정도 밝혀져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장면 정권의 경제정책의 기조를 살피면서 의의를 규명하는 데 중점을 두고자 한다. 경제정책의 기조는 ‘사실 스스로 말하게 한다’는 취지에서 당시 관련자들의 글을 직접 인용하는 형식을 취한다.



  1. 태완선, 『한국의 경제 - 과거, 현재, 미래』(광명출판사, 1972), 53, 57쪽. [본문으로]
  2. 유광호, 「장면정권기의 경제정책」, 한국정신문화연구원 현대사연구소 편, 『한국현대사의 재인식 5 - 1960년대의 전환적 상황과 장면정권』(오름, 1998)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