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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민주당 부통령 후보 지방 유세 1 (대구 1960. 2. 28.)


짝 잃은 외기러기의 비애


 

 나의 친애하는 대구 시민 여러분!

 

 이 사람이 4년 전에 고(故) 해공 신익희 선생님을 모시고, 정‧부통령 입후보자로서 강연을 하러 바로 이 자리에 왔을 때에 여기 운집하셨던 시민 여러분의 모습을 오늘 다시 뵙게 되니 지극히 감개 무량합니다.

 

 해공 선생을 선거 10일 전에 잃은 저는 국민 여러분들의 뜨거운 동정과 성원에 의해 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이 사람이 부통령으로 당선된 것은 자유당에서 부정과 불법으로 바로 이 대구의 개표를 중단시키고, 민의를 뒤엎으려는 것을 대구 시민 여러분의 열렬하신 성원과 그 투표함을 사수한 우리 민주당 동지 여러분의 과감한 투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유당이 스스로 항복한 것은 오로지 대구 시민 여러분의 높은 정치 의식과 과감하신 투쟁 정신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저는 대구 시민 여러분에게 유달리 존경과 흠모를 항상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 후, 부통령으로 취임한 지 불과 한 달만에 우리 민주당 전당 대회가 열렸던 시공관에서 저격을 받았습니다. 그때 죽었어야 할 이 사람인데 죽지 않고 다시 여러분 앞에 나왔습니다. 개인으로는 하느님께 감사하는 동시에 우리 동포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의 결과로 이 사람이 아직도 죽지 않고 살아 있다 해서 다시금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그 후에 종종 와서 대구 시민 여러분께 드릴 말씀이 많았습니다마는, 뜻대로 안된 것은 여러분께서 그 사정을 잘 아시고 양해해 주실 줄 믿습니다. 하나 이번에 불초 이 사람이 부통령의 지명을 받아 가지고서 우리 대통령 후보이신 조병옥 박사를 모시고 여러분 앞에 다시 한번 이 부패한 정권을 갈아 보자는 호소를 하려 했더니, 또 웬일인지 조병옥 박사께서도 이국 만리 미국 땅에서 며칠 전에 돌아가시고 말았습니다.

 

 어찌하여 민주당이 이렇게 거듭 불행한 슬픔을 맛보지 않으면 안되었는가는 알 수 없습니다마는, 사람이 하는 일은 하늘이 하는 일이라, 하늘에서 그렇게 하시니 어찌하오리까. 하늘을 우러러 부르짖어도 땅을 치고 통곡을 해도 시원치 않습니다만, 이에 우리는 국민장으로 모시고 말았습니다. 그분은 이 대구와 끊을 수 없는 인연을 맺고 계신 분이었습니다. 6‧25 당시는 내무부 장관으로 대구를 지켜 주셨고, 반면에 여러분들은 그분을 국회 의원으로 뽑아 주셨던 것입니다. 나는 대통령 후보를 두 번씩이나 잃어 슬피 우는 짝 잃은 외기러기처럼, 혼자 여러분 앞에 나서서 외치지 않으면 안 되는 이 운명은 무엇인지 모르게 저로 하여금 가슴을 아프게 하고 있습니다.

 

 하나 여러분! 이 사람은 그것으로 일관하여 낙심하거나 낙담만 하지 않습니다. 비록 외롭게 혼자서 나타났을지라도 여러분께서 역시 이 유일한 야당인 민주당을 지지하시는 지극하신 사랑으로써 수십만 명이 이 자리에 모이신 것을 볼 때에, 나는 결단코 실망하지 않고 우리 민주당의 갈 길, 우리 대한 민국의 앞길은 아직도 희망에 차 있다는 벅찬 감격을 느끼며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는 동시에, 여러분께서는 그 용기를 끝까지 지속해 나가면서 이번 선거로 하여금 정말 여러분이 원하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데까지 이끌어 주십사 하는 부탁을 다시 여러분께 간절히 부탁드리는 바입니다.

 

 여러분께서 그와 같이 사랑으로써 투표를 해주시고 투표함을 지켜 주셔서 부통령에 당선을 시켜 주셨건마는, 여러분께서 기대하신 대로 아무런 심부름을 해드리지 못한 것을 스스로 부끄럽게 생각하고 스스로 슬퍼합니다. 그러면 아무 일도 못한 자가 무슨 염치로 또 다시 나서서 그 일을 못할 자리에다 또다시 뽑아 달라는 것이냐 하는 꾸지람을 하실 줄 압니다. 그 꾸지람을 저는 달게 받겠습니다.

 

 나는 부통령으로서 아무것도 한 일이 없습니다. 일을 하려고 애는 무척 써 보았습니다만 도저히 할 수 없었습니다.

 

부통령 탄압은 전국민에 대한 모독

 

 부통령이라는 자는 우리 헌법상의 규정으로 볼 것 같으면 참의원의 의장이요, 헌법 위원회의 위원장이요, 탄핵 재판소의 재판장입니다. 세 가지 중요한 국가 기관의 장을 겸한 직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이 사람이 미련한 생각으로 부통령으로 당선이 됐을 때에는, 그래도 참의원이 생겨서 내가 의장 노릇도 하며, 입법부의 한 사람으로서 국가의 여러 가지 입법에 관한 일과 행정부를 견제하는 작용을 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 것입니다.

 

 하나 현 정부에서는 야당인 내가 부통령에 당선이 됐으니까 ‘이 자가 참의원의 의장으로 앉았다가는 여러 가지 성가신 일이 많을 거야. 아예 참의원을 구성시키지 말자’라는 생각을 해서 참의원 선거를 안합니다.

 

 지난번에 여러분께서 아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국회에서 참의원 선거법을 제정하여 억지로 통과시켰습니다. 그래도 정부에서는 선거를 안했습니다. 야당 부통령이 남아 있는 한은 안할 것 같습니다. 참의원이 속히 생기자면 이 사람이 그만큼 속히 물러나야 하지 않을까 생각도 했습니다.

 

 아마 여당인 이기붕 씨가 부통령에 당선이 됐던들 참의원은 벌써 구성되었을 것입니다.

 

 또 헌법 위원회라는 것이 있어서 국회에서 5명, 대법원에서 5명이 위원회를 구성하고, 부통령이 의장이 되어 헌법의 진위(眞僞)를 가리는 해석상 권한을 가지고 있는데, 이것 역시 야당의 부통령이란 자가 그 의장인 까닭으로 인해서, 만약 이 헌법 위원회를 구성시켰다가는 정부에 불리한 해석을 내릴까 하는 두려움에서인지, 국회에서는 이미 구성을 시켰습니다만 대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신문 지상을 통해서 이미 아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경향 신문은 야당 신문이어서 항상 바른 소리를 한다고 미워하고 시기하고 하더니, 얼마 전에 미 군정법 88호라는 것을 가지고 이 경향 신문을 폐간시켜 버렸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에 배치되는 행위라 해서, 이것을 헌법 위원회에다가 과연 미 군정법 88호가 맞는 것이냐 맞지 않는 것이냐 하는 것을 결정해 달라고 대법원에서 이 사람에게 신청이 들어왔습니다. 그래서 하루바삐 대법관을 대통령이 헌법 위원으로 임명을 해달라고 대법원장이 제청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까지도 아예 임명을 안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참의원이 구성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야기되고, 또 탄핵 재판소라는 것은 여러분이 아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대통령이건, 부통령이건, 어떤 고위층의 공무원이건, 비행 시에는 반드시 법에 준하여 재판을 할 권한을 가진 높은 재판 기관이올시다. 이것 역시 야당인 내가 부통령으로 앉아서 그 재판장이 되면 행여나 여당에 불리한 일이 생길까 해서, 이것 또한 그 판사들을 임명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면 참의원을 구성시키지 않고, 헌법 위원회를 구성시키지 않고, 탄핵 재판소도 구성시키지 않아 세 가지 직책을 다 못하게 꽁꽁 묶어 놓고 있으니, 무슨 재간으로 부통령 노릇을 제대로 할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 할 수가 없습니다. 암만 하려고 해보아도 할 수가 없어!

 

 자유당에서는 이번 구호를 가지고 무엇이라고 했느냐 하면, 아무것도 한 일이 없는 장 부통령인가 하는 자를 이 다음엔 속아서 아예 다시는 뽑지 말자고 했답니다.

 

 도대체 할 일을 할 수 없이 만들어 놓은 게 누구 탓이냐 말씀야! 내가 잘못해서 부통령 노릇을 똑똑히 못했단 말이요? 일을 못하게 한 것은 자유당이 아니냔 말야!

 

 내깐엔 그래도 모처럼 전국민이 4백여만 표로 뽑아 주신 만큼, 그래도 그 기대에 보답하려고 늘 마음을 먹고 있었습니다만, 아무 일도 할 수 없도록 꽁꽁 묶어서 공관 속에다 가두어 놓고 일일이 조사를 하고, 감시를 하고, 찾아 다니는 사람을 단속해서 멀쩡한 놈을 병신을 만들어 놓더라 이 말이야!

 

 이것은 내가 개인적으로 구박을 받고 천대를 받는다고 해서 여러분께 넋두리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나라의 기관을, 나라에 직책이 있는 사람을 여당이다 야당이다 해서 이와 같이 차별을 하고, 이와 같이 박대를 하고, 이와 같이 구박하는 것은 그 사람을 뽑아 준 여러분에게 대한 모독이요 우롱입니다. 그것은 절대로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여러분! 4년 동안을 헛되이 지내서 대단히 죄송스럽습니다. 그래서 사과의 말씀을 드리는 바입니다. 그러나 이 사람을 부통령으로 다시 뽑아 주신다면, 자유당이 아무리 야심이 돌 같더라도 8년 동안이나 그런 일을 또 하겠습니까? 행여나 하고 나는 바라고 있습니다.

 

 또 뽑아 주시면 또 노력해 보겠습니다. 오늘 제가 이 자리에 나와서 여러분께 호소하고자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 대통령 후보께서 당연히 여기 나서서 말씀하실 것을 못하고 가슴에 지니고 돌아가신 몇 가지 말씀을 제가 대신해서 드릴까 합니다.


 

모든 인권은 하느님이 주신 것

 


 
정치라는 것은 여러 가지 어려운 학설을 떠나서 보통 상식으로 생각할 때, 다른 것이 아니라 그 국민들로 하여금 자연스럽고, 자유스럽고, 또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곧 이것이 정치입니다. 별 다른 것이 아니에요.

 

 정치의 근본 이념과 철학이 바로 그것이라 그 말입니다. 백성이 자유롭고 자연스럽게 잘살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것, 이것을 떠나서 정치가 있을 수 없는 것이고 이것을 떠나서는 아무런 의의도 없는 것입니다.

 

 그러면 사람이 자유스럽고 자연스럽게 살자면, 그 사람이 하느님께 받은 자유를 손상시키지 말고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해주고, 또 그 사람이 자기가 부지런히 일을 하고 자연스럽게 노력만 하면 행복스럽게 살 수 있는 길이 열려야 한다 그 말씀입니다. 이것만이 진실한 정치의 요체요 철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다시 말하자면 사람의 기본 인권이란 것이, 사람은 하느님께서 내실 때에 다 각기 자유를 주셨습니다. 이 자유는 하느님이 주셨을망정, 하느님이라 할지라도 이것을 빼앗지 못하십니다. 안 빼앗습니다. 모든 것을 그 사람 자유에 맡기셨습니다. 자유를 잘못 쓰면 그 사람이 벌을 받을지언정, 자유를 쓰는 그 자유 자체는 하느님일지언정 결단코 침범하지 않으십니다.

 

 하물며 사람이 사람의 자유를 빼앗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민주 국가에서는 이 국민이 주인인데, 주인이 자기의 자유를 누구에게 빼앗긴단 말야!

 

 여러분! 자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그 기본 인권의 첫째 되는 것이 결사의 자유입니다. 우리 헌법에 이것을 명명 백백하게 규정해서 사람이 어떠한 단체든지 만들어 어떠한 행동이든지-이 대한 민국에 있어서는 지금 불법화된 공산당의 집단이나 범죄 집단을 제외하고는-자유롭게 할 수 있는 것이고, 특별히 정치 면에 있어서 정당이면 얼마든지 자유스럽게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마련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나라의 현실은 자유당을 빼어 놓고 다른 정당이 자유스럽게 정치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어 있느냐 그런 말이야!

 

 여러분이 다 아시는 바와 마찬가지로 지금 우리 나라의 유일한 대야당은 민주당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당원도 계시겠지만 당원이 아닌 분이 더 많으실 줄 믿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많이 모여 주신 것은 우리 민주당을 지지하시기 때문이라고 믿습니다.

 

 이 민주당은 당의 조직을 가지고 당의 정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자유당에서는 어떻든 간에 자유당 이외의 정당, 즉 야당을 갖은 방법으로 탄압을 하며 정치 활동에 커다란 지장을 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특히 선거를 앞둔 최근에 이르러서 점점 그 악랄한 도를 가해서, 민주당 사람을 탈당시키려고 경찰관을 통한다든가 하는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자유당은 아마 우리 전국민을 모조리 자유당원으로 만들고 싶은 모양입니다.

 

 본인이 알지도 못하는 사이에 자유당원이 된 사람도 많고 또 감투를 쓴 사람이 부지 기수입니다.

 

 또 요즈음 중앙이나 지방에서 많은 민주당 당원들이 자유당과 관권에 의해 협박과 공갈을 당하고 탈당하는 예가 허다합니다. 그 탈당한 사람이 나중에 찾아와서, 나는 탈당을 하지 않으면 도저히 자유당과 관권의 등살에 살아갈 수 없으니, 내가 탈당한 것을 용서해 주시오 양해해 주시오 하고 눈물로 호소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만약 그들이 탈당을 하지 않는다면 갖은 모략과 협박으로 도저히 살아갈 수 없더라 그 말야.

 

 또한 농촌에서는 민주당원이건 아니건 감시의 눈이 무서워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벙어리처럼 말을 못하고 벙어리처럼 눈짓으로 의사를 통하고 손짓으로 뜻을 전하는 비참한 현실입니다.

 

 여러분! 이것은 전국민의 기본 자유를 유린하는 짓으로 헌법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하느님의 뜻에 배치되는 행동입니다.


 

모든 자유를 보장해

 

 

 지금 국민들은 말을 할 자유가 없습니다. 말을 할 자유가 없을 뿐더러 남의 말을 들을 자유도 없습니다.

 

 더군다나 신문에서 정부를 비판하고 옳은 말을 하는 신문이 있으면, 이를 용서 없이 죽여 버려! 사형 집행을 해 버린다 그런 말야! 당장 사형 집행을 당하고 있는 신문이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 무슨 큰 죄를 지었다고, 벌써 9개월이 지나도록 이를 죽여 놓고 살릴 생각을 안하고 있느냐 이런 말입니다. 이 나라에 언론의 자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한 신문을 죽여 놓고 나면, 다른 신문들은 겁이 나서 바른말을 하고 싶어도 바른말을 할 수가 없어! 이래 가지고도 뻔뻔스럽게 이 나라는 민주 국가라 하고, 이 나라에 언론의 자유가 있다고 외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나라를 위해서 통탄할 일입니다.

 

 또 언론과 결사 이외에도 여러 가지 자유가 지금 침해되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 자유당의 어떤 분이 말하기를 저 민주당의 부통령 후보로 나선 장면이라는 자는 천주교를 믿는 놈이야. 가톨릭이야. 저런 놈을 대통령이나 부통령으로 뽑았다가는 가톨릭 이외의 모든 종교 단체는 말할 수 없는 박해를 받으리라. 로마 교황이 지배를 해 가지고, 내정의 간섭을 하여 나라가 망한다고 지금 자꾸 악선전을 하고 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거 무슨 어림도 없는 얘기입니까. 민주당 사람은 집권을 하더라도 그 대통령이나 부통령이 어느 종교를 믿는 사람이건, 설사 가톨릭을 믿는 사람이라도 자기가 집권을 했다고 해서 타종교에 대해서 간섭을 하거나 차별을 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입니다.

 

 오히려 지금의 자유당에서 불교에 싸움을 시키고 있고, 유교를 근절시켜 여러 가지 혼란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가톨릭을 음으로 양으로 박해하고 있는 것은 여러분이 이미 다 잘 아시는 바입니다. 자기들이 그 따위 짓을 하면서 남이 그러리라 말을 퍼뜨리는 데 여러분은 속지 마십시오.

 

 우리 민주당에서는 꿈에도 그런 일을 생각지 않습니다.

 

 그 다음, 우리에게는 생존의 자유가 있습니다. 우리가 정당하게 일을 하고 영업을 하여 거기서 나오는 대가나 이익으로 살 수 있는 자유가 곧 생존의 자유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자유당 정권은 오직 자유당에 속한 사람만이 그러한 특권을 가질 수가 있고, 자유당이 아닌 사람은 경제적으로조차 살아갈 수 없는 구덩이로 몰아넣고 있다는 것은 여러분이 다 잘 아시는 바입니다.

 

 여기에서 내가 구체적으로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만, 막대한 외국의 원조 자금이 어떻게 쓰여지고 있느냐, 몇 가지 눈에 나타나는 형적(形跡)도 있습니다마는 대부분이 여당의 몇몇 사업가의 손으로 들어가고, 이것이 특권 계급을 만들어 그 밑의 중소층의 중산 계급은 점점 몰락의 지경으로 들어가고, 심지어 농민들까지도 달이 가고 해가 갈수록 생활을 유지해 갈 수가 없는 몰락 과정에 있다는 것도 여러분께서 이미 잘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이 나라에서 경제적 혜택을 받는 사람은 일부 특별한 사람에게만 있고, 일반 세민은 역경에서 아무리 고생을 해도 살 도리가 없게 되어, 도시에는 수많은 실업자가 우굴거리고 대학을 졸업하는 사람이 1년에 수만 명씩 나오고 있지만 직업을 얻지 못하고 있습니다. 제대 군인들이 또한 유랑하고 있는 비참한 현상입니다.

 

 공명 정대하게 경제 정책을 시행한다면, 몇몇 특권 계급 이외에 중산 계급이 번창해 가고 중농 계급이 많아져서, 자연히 국민 생활이 안정되어 국가는 점점 부력이 강해질 것입니다.

 

 사업을 할 수 있는 사람도 자유당 사람, 은행의 대부를 받을 수 있는 사람도 자유당 사람, 거대한 귀속 재산의 특별한 이익을 분배받는 사람도 자유당 사람, 거대한 탈세를 하는 사람도 자유당 사람…. 이같이 편파적으로 구별을 하고 차별을 해서 몇몇 사람만이 잘살고, 어떤 부류의 사람만이 잘살고, 어떤 부류의 사람만이 번창하는 생활을 한다는 것은 국가를 위해서 공정하지 못할 뿐 아니라 국가의 부력이 위험한 지경으로 빠지게 될 것입니다.

 

 (1960. 2.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