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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문

제2 공화국 경축사 (1960. 10. 1.)


 정의 구현에 진력, 건전한 성장을 희원



 
이 축전에 모인 우리의 마음이나 새 공화 정부의 백성된 모든 남녀 노소의 마음은, 오로지 민권과 정의를 수호하는 싸움에서 귀한 생명을 바침으로써 살아 있는 우리로 하여금 이 영광과 기쁨을 누리게 한 수많은 순국 학도의 영령과 함께 있습니다.


 
우리는 엄숙히 고개 숙여 꽃다운 영령들의 명복을 빌며, 귀한 자녀들을 나라에 바친 유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의 커다란 희생은 민족적 과업의 첫걸음에 지나지 않는 것이며, 이제부터 우리는 정치적 혁신과 경제적 발전 및 사회적 정의의 구현으로써 혁명의 요청을 완성해야 할 거창한 임무를 어깨에 짊어지고 있습니다.


 
정치적 부면에 있어서 모든 독재적 요소를 제거하고, 언론‧집회‧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제반 기본 인권을 확보 확대하며, 사법권의 독립과 권위를 신장하여 공명 선거의 확보와 권력의 정치적 중립과 지방 자치 제도의 강화 등을 기도함에 있어서 우리는 이미 성실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각은 법 앞에 만인이 평등하여야 한다는 것과, 정부는 일당 일파의 것이 아니고 오직 국민의 복리에 봉사하는 국민의 정부임을 명심하여 국사를 처리할 것을 이 자리에서 다시금 엄숙히 선언하는 바입니다.


 
다음으로 민족의 당면한 과제가 산업의 현대화와 국민 소득의 가증적(加增的) 증가에 있음을 재확인하고, 정부의 시정 목표로서 경제 제일주의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주로 국민의 경제적 활동의 기회 균등을 보장하는 환경 개선에 노력을 집중하고, 국민의 최대한의 창발력(創發力)과 기업적 모험심을 발휘하여 계획성 있는 자유 기업체의 장점을 살려서 하루속히 국민 경제의 비약적 성장을 가져올 수 있는 인화점에 도달할 것을 기도함이 새로운 공화 정체하의 당면한 최대 과제임을 다시금 강조하는 바이며, 그런 견고한 터전 위에서 점차적으로 복리 사회 건설의 여러 가지 시책을 준비할 것입니다.


 
국토의 통일을 바라는 민족적 염원은 신생 공화 정부의 국방과 외교 정책의 기본이 될 것입니다.


 
민주 진영의 여러 나라와의 우의를 더욱 두텁게 하는 한편, 아시아‧아프리카의 모든 신생 독립 국가는 물론이요, 이른바 중립국들에까지 과감한 외교의 폭을 넓혀, 우리 주권의 소재와 민주 국가로서 우방과 공존 공영하려는 우리 민족의 열의를 널리 선양하는 것이 신정부의 외교의 대본(大本)이 될 것입니다.


 
우리와 인접하여 있는 일본에 대하여서는 36년에 걸친 그들의 침략의 쓰라린 기억이 아직도 완전히 가시지 않은 우리의 국민 감정을 이해하면서 재일 교포 문제, 어족 보호 문제, 재산권 문제 등 과거 오랜 시일을 두고 쉽사리 타협될 수 없었던 여러 가지 문제를 양국 상호간의 이익에 부응하도록 해결하려는 성의를 호혜적으로 표시하기 시작하였고, 일본측으로서도 한국의 유엔 가입을 꾸준히 지지함으로써 대한 민국 정부의 주권을 인정하여 왔습니다.



 
민주당과 정부가 주장하는 감군 계획은 국가 경제의 실정에 비추어서 구상되는 것이고, 강력하고 현대적인 신무기를 도입함으로써 국방력의 감퇴를 초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이루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실로 오늘날처럼 철통 같은 임전 태세와 신헌법에 대한 충성심이 요청되는 때는 있을 수 없는 만큼, 육‧해‧공군의 장병들은 국가와 민족이 그들에게 기대하는 바를 보답할 결의와 지혜를 발휘할 것을 의심치 아니합니다.


 
이 나라 장래의 번영을 생각할 때, 한시라도 잊을 수 없는 것은 장차 나라의 동량(棟梁)이 될 청소년 학생들의 건전한 성장일 것입니다. 이들 학생들의 주동력으로 이루어진 4월 혁명의 위대한 공헌은 영원한 민족적 금자탑이며, 최근에 사회 작풍의 정화를 부르짖는 학생들의 가두 진출은 그 의도하는 취지에 대하여 경의를 표하기를 아끼지 않는 바입니다. 그러나 일부 학교의 분규가 아직도 계속되고 있는 사실과 아울러서, 이미 반년 이상이나 결과적으로 학생의 본분인 학업이 부분적으로 중단되게 된 것을 정부와 국민은 안타까운 마음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는 결국 학원 당국자들과 학생들의 건전한 지성으로써 해결될 것이어니와, 4월 혁명의 젊은 사자들이 귀중한 자기 수련의 시간을 잃어버린다거나, 또는 학원 밖의 사회 분위기에 불안을 더하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본인은 행정부를 대표하여 가장 겸허한 마음으로 국민의 공복으로서 헌신 봉사할 것을 맹약하는 바이며, 4월 혁명의 요청인 정치적 자유와 경제적 번영 및 사회적 정의의 실현을 적극 추구하고, 민족의 숙원인 국토 통일의 거룩한 과업을 우리의 손으로 완수하여 민족의 자유와 안전과 행복을 영구히 보장할 것을 국민과 정부가 다시 한번 서약함으로써 오늘의 경축을 보람있게 하기를 충심으로 바라 마지않습니다.


(1960. 10.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