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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백서

신앙백서 - 성 프란치스코 재속 제3회 위대한 성자 프란치스코 가톨릭 교회가 낳은 무수한 성인 중에도 가장 찬란한 업적에 빛나고, 가장 많은 제자들을 배출시킨 성인은 13세기의 위대한 성자 아시시의 프란치스코(방지거)라는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상식인 만큼 여기 새삼 거론할 여지조차 없다. 극단의 가난과 겸손과 고행으로 그리스도의 생애를 문자 그대로 따라 복음의 산 표본으로, 속죄의 산 재물로, 사랑과 평화의 사도로, 고향인 움브리아 일대는 물론, 전 이탈리아, 유럽 각지, 시리아, 팔레스티나 성지, 아프리카에까지 자신 몸소 또는 제자들을 파견하여 복음 선포를 통한 일대 영적 혁신을 일으킨 희대의 성자, 당시 위기에 빠졌던 교회를 권력 아닌 성덕의 위력으로 구출한 절세의 성웅 프란치스코는 비단 우리 교회 안에서만의 성인이 아니라, 비신도들까지.. 더보기
신앙백서 - 미사 전례의 사적 소고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장 큰 첫 성과로서 우리는 1963년 12월 교황령으로 영포된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을 들 수 있다. 이 헌장은 실로 과거 4백 년 간 동결되다시피 고정되었던 거룩한 전례에 일대 개혁의 길을 터준 것으로서, 특히 모든 전례의 정점인 미사 의식에 새로운 인식과 양상을 지니게 한 점에서 우리는 환희의 감격을 금할 수 없다. 모든 개혁을 가하게 된 사적 경위를 잠시 고찰해 보는 것도 참고가 될 듯하여, 교회 전례학의 권위자이며 이번 전례 개혁을 뒷받침해 준 공로자로 알려진 예수회 회원 요셉 융만 신부의 지론을 중심으로 저간(這間) 발표된 바 있는 ‘미사 참례하는 하느님 백성의 역사’라는 소책자에 의거하여, 미사 의식의 진화 과정을 회고하며 이번 획기적인 .. 더보기
신앙백서 - 영적 지도 5. 세라회에 대하여 지난 5월 10일 국제 세라회장 토마스 커프랜 씨가 내한하여 서강 대학에서 성직자 및 평신도 몇 분과 세라 운동에 관한 간담회를 가진 바 있었다. 씨는 당시 자기가 주재하는 국제 세라회의 유래와 목적 및 그 활동 현황에 대하여 일장 설명과 질의 응답이 있었는데, 필자도 거기 참석하였던 한 사람으로서 그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바 있어, 그날 그분의 담화 내용과 관계 문헌을 참작하여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여 드리고자 여기 몇 줄 쓰기로 하였다. 세라 운동의 유래와 성장 세라 운동은 불과 30년 전에 4, 5명의 열심 교우가 미국 시애틀에서 오찬을 나누면서 가톨릭 사상의 선전과 교회 사업 봉사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던 기회에 시작된 것이다. 본회의 취지와 활동 구상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기는 1935년 6월 .. 더보기
신앙백서 - 영적 지도 4. 한담 유벌 “말을 삼가야 한다”는 정도는 누구나가 다 잘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러나 이처럼 간단한 상식을 실천하기가 왜 그다지도 어려운가! 말이란 마음속에 있는 생각을 표현하는 것이기 때문에 몇 마디로 곧 그 사람의 전 인격을 척량할 수 있을 만치 그의 내심을 반영하는 것이다. “수구 여병(守口如甁)”이라는 격언도 있다시피 아예 입을 병마개 막듯이 꼭 막아 주는 것이 안전하다는 예로부터의 가르침이다. 전도서 3장에는 “입을 열 때가 있으면 입을 다물 때가 있다”고 말의 적시성을 가르쳤다. 다윗 성왕도 입을 지키기가 어찌나 어려웠던지 자기 힘으로는 도저히 불가능함을 깨닫고 “야훼여, 이 입에 문지기를 세워 주시고 이 말문에 파수꾼을 세워 주소서”(시편 141, 3) 하며 주님의 도우심을 부르짖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더보기
신앙백서 - 영적 지도 3. '미지근'한 자 되지 말자 요한 묵시록 3장에 이런 두려운 말씀이 있다. “나는 네가 한 일을 잘 알고 있다. 너는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다. 차라리 네가 차든지, 아니면 뜨겁든지 하다면 얼마나 좋겠느냐! 그러나 너는 이렇게 뜨겁지도 차지도 않고 미지근하기만 하니, 나는 너를 입에서 뱉어 버리겠다”(묵시 3, 15-16). 즉 너의 행실이 아주 차지도 않고 뜨겁지도 않으니 내 비위에 거슬려 구역이 나서 그만 뱉어 버려야겠다는 말씀이다. 열심 없는 미지근한 자는 하느님께서 참다 못해 끊어 버리신다는 두려운 경고의 말씀이다. 최근 현 교황께서도 이런 미지근한 신자들이 많음을 개탄하여 이렇게 말씀하셨다. “오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약하고 쉽게 죄에 떨어지며, 그때그때의 입장에 따라 달라지는 윤리 생활을 하고 있는가? 특히 교회 학.. 더보기
신앙백서 - 영적 지도 2. 참고 용서하자 남을 용서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사소한 비난, 중상, 모욕이라도 이를 당하면 마음이 아프고, 이를 잊고 그대로 용서하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인간 본성이 이를 용납치 않기 때문이다. 용서는 고사하고 기어이 이를 보복하려 드는 것이 우리 인간 속세의 통례로 되어 있다. 이를 않고 참는 사람은 어딘가 모자라는 못난이로 밖에 보아 주지 않는다. 이런 보복 심정과 행위가 얽히고 설키어 원망, 증오, 모함, 투쟁, 살상의 비극까지가 벌어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예로부터 인간 사회의 슬픈 모습이다. 이런 추악한 현실을 근본적으로 혁신시키지 않고는 결국 비극의 반복과 멸망밖에 남을 것이 없다. 세상의 죄를 제거하러 오신 예수께서는 이 문제의 근본 해결책으로 사랑에 터전을 둔 용서의 계명을 준열하게 내리셨다. .. 더보기
신앙백서 - 영적 지도 1. 촛불 하나 켜 들고 나서자 지금부터 21년 전 미국 메리놀회 켈러 신부가 크리스토퍼 운동을 시작하여 오늘까지에 놀랄 만한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크리스토퍼 운동이란 그리스도를 업고 가는 자(Christ bearer)의 활동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교우 전원이 각기 자기 환경과 직장에서 그리스도를 모시고 적극적으로 그의 사랑의 메시지를 전하자는 운동이다. 즉 우리 교우는 자기 개인만의 신앙으로만 만족하지 말고, 이 귀한 영생의 복음을 자기의 좋은 표양과 아울러 널리 이웃에게까지 건설적인 활동을 전개하여 사도적 임무를 다해 보자는 것이다. 이 운동에 참가한 교우 수가 이미 백만을 넘고 있다. 물질 문명이 극도에 달한 우주 시대의 오늘에 있어서 과학의 발전은 날로 놀라운 기록을 보이고 있으나, 이와 반비례로 도덕 질서는 퇴폐 일로.. 더보기
신앙백서 - 일반의 교회관 비판 (1964. 06. 03.) 서언 얼마 전부터 ‘가톨릭 시보’를 통하여 교회 밖의 저명 인사 여러분이 피력한 가톨릭관을 읽고 매우 참고된 점이 많았다. 그중 몇몇 분의 관점은 사실과는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보았기에, 그 몇 가지만 추려서 우리 입장에서 살펴보기로 한다. 형식주의 가톨릭 교회의 의식은 “너무 복잡하고 무의미해 보이는 절차가 많다. 그렇게 복잡하고 기이하게 할 필요가 없지 않는가?”, “공허한 형식주의에 흐르고 있다” 운운으로 마치 가톨릭 전례가 무의미한 형식주의에 빠진 것인 양 보고 있는 것 같다. 이런 관찰은 가톨릭 전례의 유래와 그 표징하는 참뜻을 잘 모르는 데서 나온 표현이 아닐까 한다. 가톨릭 전례는 말 한마디나 동작 하나가 다 깊은 뜻을 지니고 있으며, 모두가 우리 마음을 하느님께로 끌어올리는 것뿐이다. 종교.. 더보기
신앙백서 - 프로테스탄트 형제들과 왜 대화를 해야 하나 (1964. 09. 20.) 합일의 필요성 절실 ‘가톨릭 시보’의 지상 대화란을 통하여 이미 여러분의 의사 발표가 있었던 바와 같이 ‘우리 나라에서도 대화가 필요한가’의 설문은 새삼 재론할 필요조차 없이 자명한 일이므로 이 부분은 생략하고자 한다.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자세로 일치 운동에 임하느냐가 문제다. 주 예수께서 교회 하나만을 세우셨고 이 교회가 당신의 신비체로서 굳이 결합하기를 원하셨으며, 이를 위하여 친히 기도하셨음은 성경에 너무나 명백히 기록되어 있어 여기 일일이 인용할 필요조차 없다. 예수님의 이러하신 뜻과는 판이하게 벌써 동방 이교(離敎)는 9세기부터, 프로테스탄트 교파는 16세기부터 각기 분리되어 오늘까지 그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한 가정에서도 부모 처자가 저마다 딴 교회를 찾아가고, 한 직장에서 .. 더보기
신앙백서 - 반세기 유서 깊은 호교서 “교부들의 신앙” 2 (1964.05.05.) 획기적인 출판 효과 과연 내가 알고 싶던 모든 의문이 가장 조리 정연하게 해설되어 모든 의문은 깨끗이 무산되고 우리 교리를 명확히 자신 있게 파악할 수 있었다. 이에 따르는 희열과 만족감은 이루 형언할 수 없었다. 그때 나는 이 책을 꼭 번역하여 나와 같은 심정의 후진들에게 일조가 되게 하려고 결심하게 되었다. 그 후, 학업을 마치고 귀국하여 초대 평양 교구장인 방(方) 주교의 초빙으로 평양 교구의 일을 잠시 맡아 보게 되자, 원래 프로테스탄트의 본거라고도 할 만한 평양에서 너무나 미약한 가톨릭의 교세를 상승시키자면, 양교간의 진부(眞否)를 확증할 만한 호교서가 절실히 필요함을 통감하고 교구장의 양해를 얻어, 곧 ‘교부들의 신앙’의 번역에 착수했다. 물론 여가에만 쓰기로 한 만큼 전 권을 번역하는 데 2.. 더보기
신앙백서 - 반세기 유서 깊은 호교서 “교부들의 신앙” 1 (1964. 03. 29.) 번역 출판 경위와 개정판 구상 신앙 생활의 반려 전교생 120명 중 내가 유일한 천주교 신자임을 알게 되었다. 대다수가 무종교자요 프로테스탄트 신자가 4, 5명 있을 뿐, 종교 문제는 교내에서 별로 화제에 오른 일조차 없었다. 그러던 중 서울서 유명한 설교자 현(玄) 목사가 수원 3·1교회에서 부흥 운동차 내려와 연일 연야 그의 독특한 웅변으로 일대 선풍을 일으켰다. 현 목사는 원래 웅변가로서 설교 중에 독립 사상을 교묘히 고취하여 젊은 학도들의 정열을 자극하고 항일 의식에 피끓게 하였다. 수원 농림 학생들은 너도 나도 현 목사의 설교를 듣고자 수십 명씩 짝을 지어 예배당으로 내왕이 빈번했다. 일제 억압하의 울분도 풀 겸, 허탈한 공허감에 신앙의 양식도 맛볼 겸 감격과 흥분의 회오리바람에 쓸려 학업도 제.. 더보기
신앙백서 - 부활의 교훈 (1956. 04.) 사순절의 봉제 성시도 어느덧 지나가고 대망의 부활절이 또다시 알렐루야의 종소리와 더불어 우리 마음을 환희와 광명으로 포만시켜 준다. 우리 주님께서는 수난에 앞서 40일 간 광야에서의 엄재(嚴齋)와 악마의 유혹을 퇴치하심으로써 인류 구속의 광고(曠古) 대업을 준비하셨으며, 급기야 갈바리아 산상에서의 십자가 책형(?刑)으로 살신 제헌하심으로써 영광의 부활을 준비하셨다. 우리는 오늘의 부활절을 맞이함에 있어 엄재와 고공(苦功)이 없었으며, 통회와 희생이 없었음을 깊이 부끄러워하며, 아무런 선행의 준비도 없이 환희와 광명만을 탐하려는 자가 모순을 새삼스레 자각하게 된다. 우리는 언제나 우리 주님의 수난 없이 부활이 있을 수 없음과 부활 없이 신앙도 교회도 있을 수 없음을 깨달을 때에, 부활을 중심으로 전후 연계.. 더보기
신앙백서 - 가톨릭 액션이란 2 (1955. 07. 20.) 회원의 자격과 훈련 가톨릭 액션 기구의 회원이 되는 사람은 그 사생활에 있어서나 공생활에 있어서 표양다운 교우라야 한다. 종교 생활이란 교회의 가르침을 24시간 실천하는 생활이다. 가톨릭 액션의 모든 활동은 종교 신앙에 그 근본 동기를 두어야 한다. 따라서 특히 임원된 자는 멸사 봉공의 희생 정신이 있어야 하며 자제력이 강하여 그 덕행과 정의감으로 가히 대중을 하느님께로 인도할 만한 자격을 가진 자라야 한다. 가톨릭 액션의 회원과 임원은 바로 하나의 사도이다. 그는 자기 주위 환경에서 주님의 진리를 전파할 사명을 가졌다. 각자의 환경이 서로 다른 만치 그 개개 환경에 가장 적합한 수법을 연구하여 효과적으로 사도 직무를 완수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는 먼저 가톨릭 액션의 성격과 목적과 절차를 .. 더보기
신앙백서 - 가톨릭 액션이란 1 (1955. 07. 20.) 각국에서는 거의 다 가톨릭 액션이라는 국가 단위의 강력한 기구가 조직되어 상당히 활발한 효과적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우리 교우로서는 누구나 다 이 운동의 전모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참가해야 하는 만큼, 이제 그 윤곽을 약술하여 여러 교형의 참고에 공하려 한다. 정의 가톨릭 액션이란 여러 교황께서 직접 권장하신 거대한 교회 운동으로서 교황 비오 11세께서 정의를 내리신 바와 같이 교회 포교 사업에 평신도들이 참가 협조하는 운동을 지칭하는 것이다. 이 가톨릭 액션에는 일반 요소와 특수 요소의 두 가지 기본 요소가 있다. 일반 요소란 이 운동이 평신도의 전교 사업으로서 종교적 성격을 띤 만큼, 성직 계급의 지도하에 그 성직 목적 달성을 봉조(幇助)하는 제반 사업, 특히 신심 앙양, 종교 순화, 보급 및 구.. 더보기
신앙백서 - 옥스퍼드 운동의 전망 (1934. 07.) 19세기에 있어서 전 영국 종교계와 사상계에 가장 큰 동요와 획기적 혁신을 일으킨 역사적 사상(事象)은 옥스퍼드 대학 교수의 일단(一團)을 중심으로 한 소위 ‘옥스퍼드 운동’이 곧 그것이다. 옥스퍼드 운동이란 뉴먼, 키불, 퓨시 등 당시 학계와 종교계의 쟁쟁한 거석(巨碩)들이 영국 감독 교회의 부흥, 즉 앵글리카니즘의 교의와 통치 제도를 가톨리시즘의 그것에 복귀시켜 근본적인 확청(廓淸)을 단행하려는 기도에서 나온 개혁 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거금(距今) 100년 전, 즉 1833년에 옥스퍼드에서 키불이 교회 혁신의 필요를 통론하고, 동년 12월부터 동지 홍유(同志鴻儒)들이 ‘트랙트 총서’를 간행한 것으로 발단된 일련의 부흥 운동으로서, 트랙테어리언 중의 제1인자는 당시 옥스퍼드 오리엘 칼리지 교수요, 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