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0일 국제 세라회장 토마스 커프랜 씨가 내한하여 서강 대학에서 성직자 및 평신도 몇 분과 세라 운동에 관한 간담회를 가진 바 있었다. 씨는 당시 자기가 주재하는 국제 세라회의 유래와 목적 및 그 활동 현황에 대하여 일장 설명과 질의 응답이 있었는데, 필자도 거기 참석하였던 한 사람으로서 그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바 있어, 그날 그분의 담화 내용과 관계 문헌을 참작하여 독자 여러분께 소개하여 드리고자 여기 몇 줄 쓰기로 하였다.
세라 운동의 유래와 성장
세라 운동은 불과 30년 전에 4, 5명의 열심 교우가 미국 시애틀에서 오찬을 나누면서 가톨릭 사상의 선전과 교회 사업 봉사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던 기회에 시작된 것이다. 본회의 취지와 활동 구상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기는 1935년 6월 12일의 일이었다. 그들은 한 개의 친목 클럽을 조직하고, 첫째 목표를 사제 성소 조장에 두기로 했다. 주보로는 거금(距今) 약 2백년 전에 캘리포니아에서 처음으로 전교한 스페인인 프란치스코 회원 후니베로 세라 신부를 추대하고 점차로 동지들을 규합하여 불과 3년 사이에 다섯 클럽을 조직하였고, 각 클럽간의 긴밀한 유대와 활동 조정을 위한 회칙을 채택하여 오늘의 국제 세라회의 기반을 세우기에 이르렀다. 이 세라 운동이 지향하는 규모는 세계적이고, 사상과 성격은 가톨릭적이며 활동 방식은 민주적이다. 1946년에는 시카고 대주교를 고문으로 추대하고, 다음해 시카고에서 열린 대회에서는 사무국 설치와 총무를 두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올랐다. 1964년에 와서는 16개국에 2백70개의 클럽을 두고, 1만 1천여 명의 회원을 가지게 되었다.
금년 6월 28일부터 3일간 미국 마이애미 시에서 제3차 국제 세라 총회가 개최되었는데, 이 총회에는 주미 교황 사절을 비롯하여 20여 명의 대주교, 주교들과 신부, 수도자, 교우 회원들 등 3천5백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미증유의 대성황을 이루었고, 평신도 사도직 수행은 사제 성소를 촉진 조장하는 데서 더 간절한 것이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하여, 교회 안에서의 세라 운동의 중요성을 더욱 뚜렷이 나타나게 하였다.
세라회의 목적
이 회의 첫째 목적은 날로 팽창해 가는 세계 인구수와 이에 따르는 교세 확충에 대비하여 이와 정비례로 사제 수를 증가시키기 위한 성소 조장에 봉사하자는 것이다. 사제 성소뿐 아니라 남녀 수도자 성소까지 아울러 증가시켜 보자는 것은 물론이다.
전세계의 인구수는 기하 급수적으로 팽창해 가는 데 반하여 사회 풍조는 날로 퇴폐 일로를 달리고 있어, 이 세속주의와 싸우는 데 진두에서 지휘할 성직자의 지도 활동이 이때보다 더 아쉬운 적은 일찍이 없었다. 그러나 불행히도 현재의 사제 수로는 도저히 이를 감당치 못할 정도로 소수이어서 전세계 인구의 겨우 18.5퍼센트인 교우 수 5억 8천4백5십만에 대하여 42만 9천 명밖에 안된다. 즉 교우 약 1천3백60명에 사제 한 분의 비율이다. 우리 나라에서도 교우수는 날로 늘어 가 현재 사제 한 분에 교우 약 1천1백 명의 비율로 되어 있다. 각 본당에서 직접 사목하는 사제만으로 계산한다면, 1천1백 명의 평균을 훨씬 넘는 것이다. 앞으로 더욱 증가될 교우 수에 비하여 사제 수는 너무 동떨어지게 적어, 이제부터 서둘러서 이에 대비하지 않고서는 사목 사업에 큰 차질을 가져오게 될 것이 명백하므로 평신도들이 자진해서 각자 가정에서 자녀들을 아낌없이 사제 또는 수도 성소에 바치도록 조장하는 운동을 펴자는 것이 바로 이 세라 운동의 최대 목표이다.
둘째 목표는 교우들간의 우의를 돈독히 하고 자진하여 교회 사업에 헌신 봉사하자는 데 있다. 그러므로 회원을 선정하는 데도 신덕이 굳고, 열심이고, 성직자에게 충성을 다할 사람만을 취택하기로 되어 있다.
회원들은 모름지기 크리스찬의 양심을 견지하고 우선 자기 성화로 제반 사리에 대한 가치관을 세속적 기준과 관념에서 탈피하여 오직 신앙에 입각한 경건한 시범으로 청소년들을 선도하여 성소에 관심을 갖도록 무드를 조성해 주어야 하며, 교구장과 관계 신부 지도하에 우선 가정에서부터 부모들이 솔선하여 기도와 봉사 정신을 자녀들에게 배양해 주도록 힘써야 한다. 이런 성과를 촉진시키기 위하여는 각 지역의 특수성에 따라 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지만, 우선 일반적으로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회원들의 주선으로 교사들의 협조를 얻어 초·중·고등 학교 간에 성소에 관한 수필, 작문, 포스터, 연극 등의 경시 대회도 가끔 열고, 특별 강화, 인쇄물 배부, 성가, 영화 등 시청각 교육을 실시하며, 특히 성소에 관련되는 환경 접촉, 즉 신학교 및 수도원 참관, 성지 순례, 피정 수련, 보(補)미사 아동들을 중심으로 한 전체 집단 연습 및 위안 행사, 성금 모집 운동에의 협조 봉사 등을 적시에 실시하는 것이다. 이런 행사는 항시 청소년의 심리 경향을 십분 파악하여 이에 적응하도록 흥미가 수반되게 배려해야 한다. 이런 운동이 추진되는 가운데 이에 참가했던 청소년 중 이를 계기로 어느덧 주님의 부르심을 받아 성직을 지원하게 된 실례가 얼마든지 나타나게 되었다.
세라 클럽의 형식 과정
세라회의 각 클럽은 순수한 평신도만의 조직체로서 그 조직 원칙은 민주 방식에 의하여 이 회의 이념과 목표가 뚜렷이 사제 성소 조장과 회원의 성화, 교회 사업 봉사에 있는 만치 클럽 회원 선발에 있어서 어느 개인의 직위나 사업이나 소속 본당에 구애됨이 없이 오직 그 지도 역량과 열성이 가위 대표적이고 활동적인 인물을 기준으로 한다. 세라회를 조직하려면 의당 사전에 교구장의 허가가 있어야 하며, 이사회의 제청으로 교구장이 임명한 지도 신부를 추대한다. 회원의 집회는 매주 1회씩, 각자 회비제로 오찬회에 모이는 관례로 되어 있다. 지방 실정에 따라 월 2회로 할 수도 있고, 저녁에 회합할 수도 있다. 이 회합에서 평신도의 의무와 책임을 강조하고 성소 조장에 관한 실무적 계획 수립, 실적 보고, 기타 협의를 진행하며, 소정 성금을 납부한다. 발기 회원이 30명 이상에 달하면 국제적 ‘기본 헌장과 세칙’을 채택하고 국제 회원의 일원으로 가입 신청을 제출할 수 있다. 국제 세라회 본부에서는 그 적격 여부를 심사 후 가입을 허가하고 향후 진로에 대한 적절한 지시를 내린다.
회원의 특전
세라회는 교황청 사업에 가입한 유일한 평신도 단체이다. 성청에서는 이 단체의 가상한 취지와 훌륭한 업적을 높이 평가하고, 이를 격려하는 뜻에서 회원들에게 풍부한 영적 은전을 베풀어 1년에 54차에 걸친 전대사를 윤허하였고, 특히 임종시의 전대사는 물론, 사후 연미사는 특전 제대의 미사와 동격의 은전을 허락하였다. 이는 물론 활동적인 열성 회원만이 입을 수 있는 은혜이다.
이상으로 세라회의 개략을 말하였거니와 상승 일로를 달리고 있는 우리 나라 현 교세를 거시적으로 살펴볼 때, 이제부터 사제 및 수도자 성소의 대폭 증강을 위한 활발한 촉진 운동이 절실히 요청됨에 비추어 적어도 각 교구에 한 개 이상의 세라 클럽이 조직되어 많은 성직자와 수도자가 배출되도록 평신도 여러분이 자진 헌신하여 주기를 바라는 바이다. 세라회에 관한 상세한 사항은 광주 우체국 사서함 17호 세라회 최 요한 신부에게 문의하면 친절한 회답이 있을 것으로 믿는다.
(196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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